본문 바로가기

데일리피플 | DailyPeople

해리의 "태국 이야기"(16) 태국 판 ‘혹성 탈출’? ‘원숭이 섬’ 만들까?

태국 판 ‘혹성 탈출’? ‘원숭이 섬’ 만들까?


급증하는 원숭이 개체수로 몸살을 앓는 태국이 ‘원숭이 섬’을 만들 계획을 구체화 중이다.


해당 후보지는 태국 남부 푸켓의 작은 무인도 5군데. 이곳엔 사람도 포식동물도 없지만 물과 음식이 풍부해 원숭이 집단 이주 서식처로는 최적지라는 것이다.


태국 국회 산하 관련 기관에서는 최근 조사를 통해 이 같이 결정하고 공청회를 통해 원숭이 이주 계획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이 ‘원숭이 섬’을 구상하는 이유는 태국 곳곳에서 특히 긴꼬리 원숭이과에 속하는 마카크(macaque)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 지고 있기 때문. 아프리카 아시아산 원숭이인 마카크는 20여 종이 넘는데 사실 북부 아프리카에서부터 일본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나무와 땅에서 생활하며 무리생활을 하며 잡식성으로 한 배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임신기간 5~6개월에 수명은 20~30년이나 된다.


태국에선 전국토의 70%에 해당하는 무려 53개주 183곳에서 원숭이와 인간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원숭이 사원’으로 유명한 롭부리를 비롯한 크라비, 촌부리, 뜨랑, 푸켓 등 12개 지역에선 원숭이로 인한 심각성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태국 관계당국은 골칫거리인 10만 마리의 원숭이 중 마카크는 3만4천여 마리로 파악한다. 그런데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 위해 포획하려고 해도 워낙 몸놀림이 잽싸 속수무책이라고.


원숭이 문제는 사람들이 원숭이 서식지에 집을 지어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며 발생한다고 분석된다. 서식지와 음식물이 줄어든 원숭이들이 주택을 습격해 음식을 뒤지고 사람까지 공격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원숭이 섬’에는 인간에 공격적인 원숭이부터 이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켓 국립공원 섬의 생태계를 파괴할 ‘강제적’ 해결에 대해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보존국의 조사에 따르면, 태국에서 원숭이에 이어 문제가 큰 동물은 야생코끼리고 세번째로는 야생돼지로 분석됐다. 


아열대 기구로 연중 따뜻한 태국은 1년 내내 갖은 식물들이 쑥쑥 자라고, 사시사철 다양한 꽃들과 과일들이 열린다. 불교의 영향 탓인지 크고 작은 동물들을 거둬 챙기는 문화도 있다.


‘원숭이 섬’의 아이디어는 얼핏 듣기엔 유별나고 재미있다.  하지만 원숭이를 비롯한 코끼리, 야생돼지 모두 자연을 구성하는 일부.  인간과의 격리가 아닌 공존 방법을 먼저 연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원숭이 섬’ 다음엔 ‘코끼리 섬’ ‘야생 돼지 섬’을 만들어야 하나? 게다가 땅과 나무에서 곡예를 펼치는 그 날랜 원숭이들을 어떻게 잡아 섬으로 보낼까? 태국 ‘원숭이 섬’의 아이디어에서 인간과 원숭이의 갈등을 그린 영화 ‘혹성탈출’이 오버랩 된다. 


영화 ‘혹성탈출’



원숭이 마을로 유명한 ‘롭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