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입건된 아동학대사범 8,801명으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
김영배 국회의원, “수사기관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각지대 최소화해야!”
코로나19 이후 아동들이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동학대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공백의 장기화로 사각지대가 커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영배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아동학대사범 접수 및 처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아동학대 사범’으로 입건된 이들은 8,801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16년 4,580명에 견줘 2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아동학대 사범은 이미 5,572명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아동학대 신고접수’건수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증가폭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5.1%, 2018년 6.6%, 2019년 13.7% 증가폭을 보이다 2%대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증가폭의 감소는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동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부모는 ‘코로나 실업’,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등 아동학대 고위험가정의 경우, 발견되지 못한 채 학대에 시달리는 아동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장에서는 코로나 이전 특히 아동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 등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들이 학대 사례를 찾아내는 일이 어려워졌음도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20년 10월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행하던 아동학대 업무를 지역 시군구로 이관했다. 재난 상황에서도 아동 및 각 가정의 개별 상황이 신속하게 고려되는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지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돌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학교나 어린이집 등 제3자에 의한 학대가 아닌 가정에서 발생하는 학대는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기관과 지방정부가 나서 돌봄 위기에 더욱 취약한 고위험가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하고, 신고 치료 분리 수사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24시간 운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오풍균 기자 mykore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