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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피플 | DailyPeople

해리의 "태국 이야기"(29) 태국 NCT127 극성팬 때문에 방콕공항 안전기준 강화

한류스타의 유명세를 느낄 수 있는 한 곳은 국제공항이다.

 

스타가 공항에 도착하거나 출국하면 마중이 나 배웅 나온 팬들의 숫자로 인기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태국도 예외가 아니다. 태국의 관문인 수완나품 방콕 국제공항에선 갑자기 큰 환호성이 터지는 것을 종종 듣는다. 젊은 여성 수백 명이 이리저리 뛰는 광경도 목격된다. 대부분 K-POP 아이돌들이 입출국하는 순간이다. 한류의 인기에 미소가 나오지만 어떨 땐 사고 우려도 든다.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면 뒤 사람은 앞의 상황을 알 수 없어 전진만 하기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가 된다. 수완나품 공항은 입출국 시 픽업하는 곳이 여러 곳이고 차도를 여러 번 건너야 해 마구 뛰다 보면 위험하다. 스타가 공항을 빠져나오면 택시를 탄 팬클럽들의 ‘아찔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것도 흔한 광경이다.

 

인기스타의 행사를 준비하는 곳은 공항에 협조를 구하지만 공항 규정이 강화돼 정부 행사가 아닌 한 별도의 출입국 허용을 얻어내기는 쉽지않다. 정부 고위층 인사들처럼 vIP 청사를 통해 조용히 입국할 수도 있지만, 이는 한류스타들이 원하는 그림이 ‘절대’ 아니다. 팬들의 성원에 손짓하며 보디가드들의 철통같은 경호 속에 좋은 차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과거 톱스타 W와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기획사 사장은 입국한 공항에 팬들이 잔뜩 몰려있길 바랐다. 또 태국에 온 과거 한 K-POP 기획사에서도 늦은 밤이지만 공항에 환영팬들이 나와 주길 원한 적도 있다.

 

태국 극성 K-POP 팬들이 마침내(?) 공항 안전 문제를 부각시켰다.

 

지난 6월 21일부터 3일간 방콕 썬더돔에서 K-POP 보이밴드 nCT127의 콘서트가 펼쳐졌는데, 귀국길 공항까지 나간 일부 열혈팬들이 ‘사고’를 쳤다. 6월 29일 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가수들이 출국하는 6월 23일 수십 명의 팬들이 공항에 몰려 다른 공항 이용자들을 밀치고, 체크인 카운터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줬다는 것. 일부 팬들은 가수들의 출국 장면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공항 카트에 오르는 위험한 순간을 연출하고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 보안구역 진입을 시도하기도했다.

 

태국 공항은 공항경찰 및 출입국관리소 등과 공동으로 향후 공항에서의 혼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팬클럽에게는 지정된 장소에만 대기하도록 하고 비명을 지르거나 큰소리를 내는 것을 삼가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공항 측은 이를 어기면 밖으로 쫓아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태국 공항 극성팬의 행위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엔 여성 팬 2명이 탤런트 이종석을 보기 위해 세관원의 안내를 받아 보안구역을 불법 침입한 것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보안구역 불법 출입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 밧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015년 un 국제 민간항공국(ICAO)은 태국의 항공 안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레드 플래그(Red flag)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태국은 28개의 항공사가 신규 취항을 하지 못하는 등 큰 제약을 받았다. 이후 태국은 공항 출입을 엄격히 제안하는 등 공항안전 조치를 강화하면서 의전이나 기타의 목적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던 일반인의 태국 공항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공항 내부에서 팬들의 환호성도 당연히 줄어들었다.

 

이종석에 이어 nCT127 일부 팬들의 ‘극성 열기’로 이젠 공항 내부뿐만 아니라 공항 밖의 규정도 강화될 전망이다. 너무 좋아서 터지는 환성이야 어쩌겠나? 다만 한류스타들이나 기획자들도 콘서트나 팬미팅장이 아닌 곳에서의 요란한 환영을‘ 은근히’ 기대하지는 말아야겠다. 팬들의 안위가 가장 중요하고 그들 중엔 아직은 너무 어린 친구들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