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검찰 조사과정에서 참고인이 자살한 사건에 대해 의견표명
-검찰, 자체 대책 마련했다고 회신했으나 작년 감사원 감사에서 미흡 지적
국회운영위원회 김정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시을)은 25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권위가 검찰의 인권침해 행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국가기관에 개선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한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의심 사례에 대하여 개선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해 왔다.인권위는 설립 이래 검찰과 관련하여 총 4746회 인권침해 의심 사례에 대해 상담하였으며 이 중 3008회에 대해 진정 접수하였다. 상담사례 중 불리한 진술 강요/심야, 장시간 조사/편파 부당수사가 1678건, 35.3%로 가장 많았으며, 폭언, 욕설 등 인격권 침해가 793건, 16.7%로 뒤를 이었다. 이 중 불리한 진술 강요/심야, 장시간 조사/편파 부당수사로 1028건, 34.1%, 폭언, 욕설 등 인격권 침해로 560건, 18.6%를 진정 접수하였다.
검찰의 인권침해 행태 중 대표적 사례가 2015년 발생한 검찰 참고인 자살 사고다. 당시 참고인이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인권위는 검찰의 수사과정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 사고사례를 정리하여 원인을 분석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일 구체적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의견표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외부기관에 정책연구과제 용역을 발주하여 원인 분석과 방지대책을 검토하였고, 관련 지침 시행 및 교육 등 다각적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라고 답변하였다. 하지만 일부 조치들은 사건 전에도 이미 시행하던 조치여서 인권침해 개선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 이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되었다. 2018년 감사원의 대검찰청 등 3개 기관 기관운영감사에서는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른 인권교육 실시와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른 수사공보 교육 실시가 여전히 미흡하여 검찰총장에게 관련 교육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인권위 의견표명 이후에도 검찰의 인권침해 사례와 강압적 수사는 줄어들지 않고,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2016년 이후 인권침해 전체 상담 건수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례 17개 중 불리한 진술 강요/심야, 장시간 조사/편파 부당수사와 폭언, 욕설 등 인격권 침해 사례에 대한 상담은 늘었다.
상담 비중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인권침해 중 위의 두 사례로 진정접수하는 비중은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는 검찰의 인권침해 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인권위도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김정호 의원은 "무소불위의 검찰이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인으로 취급하고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시한 채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며 "검찰개혁이 될 수 있게 인권 침해 사례를 낱낱이 검찰총장에게 제시하고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국민의 입장에서 명령해 달라"고 촉구했다.
비록 인권위의 의견표명에 대하여 기관의 조치와 답변이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지만, 인권위가 의견표명에 대해 기관의 진행 경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으며 진행 사항 미흡시 조치를 재차 요구 등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권고・의견표명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과 관련해서는 지난 9월 30일 출범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검찰총장 직속으로 설치 예정인 「인권위원회」가 인권보호 수사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여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받아 국민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국회=오풍균 기자 mykore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