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구 수 45만 폭증에도 복지인력은 제자리걸음, 번아웃 시달려

코로나19로 위기가구 발굴 수 71% ‘껑충'
강선우 "위기가구 발굴할수록 사각지대 넓어지는 역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발굴된 위기가구의 숫자가 전년 대비 71% 급등해 107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기가구 조사 업무 담당 복지 공무원의 숫자는 10% 증원에 그쳐 일선 공무원이 '번아웃(burn-out·심신이 탈진한 상태)'을 호소하는 등 인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굴된 위기가구 수는 2019년 63만 289건에 비해 71% 급등한 107만 7,784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위기가구 발굴 수는 올해 5월까지만 벌써 74만 5,422건인 것으로 나타나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행복e음’이라는 사회보장 정보시스템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단전, 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33종의 정보를 활용해 위기 징후가 있는 가구를 찾고, 유선연락·직접방문 등을 통한 지자체의 확인을 거쳐 위기가구 여부를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위기가구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지자체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전담팀’ 인력의 확충이 미진하다는 데 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담당 공무원 수는 2019년 1만556명에서 지난해 1만 1,674명으로 10%가량 늘었다. 위기가구 발굴 건수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한 증원으로, 공무원 1인당 위기발굴 가구 담당 건수는 2019년 60건에서 작년 92건으로 53% 증가했다.

 

지자체별 복지공무원 1인당 담당 위기가구 수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경우 59건인 반면, 울산은 217건으로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공무원 1인당 100건 이상의 위기가구를 담당해야 하는 지자체는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17개 지자체 중 10곳에 달했다.

 

자연스레 위기가구 조사의 질이 떨어져 복지 사각지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특히, 현장 공무원들은 코로나19로 위기가구 조사 대상 가구의 ‘방문 확인’이 더욱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업무 과중으로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김철우 강서구 복지정책과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복지공무원은 업무가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재난지원금, 백신 업무 등에 파견가는 직원 숫자도 상당하다”면서 “그렇게 업무들이 밀리기 시작하니 저희들이 현장에 직접 나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도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많이 지쳐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번아웃 사례도 발생하고, 아프고 지치다 보니 휴직하는 직원들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강선우 의원은 “지금의 방식으론 위기가구를 발굴할수록 사각지대가 오히려 넓어지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만 심화 될 뿐”이라며 “복지부가 단기적으론 위기가구 발굴의 정확도를 더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별 적정 인력 확충 및 지역사회 네트워크 회복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오풍균 기자 mykore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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