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피해 장애인‧아동의 최후의 보루‘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되살려야”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경찰 고발 사건의 38% 이상이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는 상황에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사라지게 되자 학대 피해 장애인과 아동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의신청권을 되살리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후 작년 9월 10일 형사소송법이 개정‧시행되면서 경찰이 사건 불송치 결정을 하면 고발인은 더이상 이의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문제는 전체 경찰 고발 접수 사건 중 무려 38% 이상이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예지의원실이 법무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사라진 작년 9월 10일부터 올해 2월까지 약 6개월간 전체 경찰 고발 접수 건 (30,422건) 중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은 총 11,602건으로 38% 이상에 달한다. 한편, 지난 2021년부터 작년 8월까지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건수는 총 3,933건으로 전체 고발사건 중 불송치 결정 건수의 약 10%였지만, 현재는 이의신청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익 고발제도를 통해 스스로 자기표현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은 경찰이 사건 불송치 결정을 내릴 시 공익 고발제도를 통해 이의신청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불가능해진 바람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대 피해 장애인에게 전가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에서 지적장애여성 A씨가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스스로 이의신청이나 고소를 하기 어려운 A씨는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다. 학대 피해 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는 김강원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실제 최근 지적장애여성 B씨에 대한 혼인빙자 사기 사건이 있었지만, 지적장애 여성이 직접 고소하기 어렵고 고발을 하기에는 불송치 부담이 있어 사건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자료제출을 통해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피해를 신고하는 것이 어려운 아동‧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행을 고발로써 수사가 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사건을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고발인의 불복 수단이 없으므로 검사의 판단을 받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장애인학대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사건도 마찬가지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아동이 보호자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상해 등을 입을 경우, 경찰의 불송치 결정 시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없어 아무런 불복수단이 없다.
김예지 의원은 “일각에서는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복원된다면 무고한 정치적 악용 사례가 있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라며 “현재 고발 사건의 38% 이상이 불송치되는 상황에서 장애인과 아동 등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는 속수무책으로 더 큰 피해를 받고 있어 하루빨리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되살리는 법안이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예지 의원은 작년 10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제1항 중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의 대상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부분을 삭제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복원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현재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오풍균 기자 mykore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