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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피플 | DailyPeople

해리의 "태국 이야기"(4) 일찍 찾아온 태국의 우기, 뎅기열 확산 우려!

일찍 찾아온 태국의 우기, 뎅기열 확산 우려!


 

5월 중순부터 큰 비가 내리는 등 태국의 우기가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모기가 옮기는 질병인 뎅기열(Dengue Fever)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태국 보건당국은 지난 2016년 보다 올해는 발병건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뎅기열이 2~3년 주기로 창궐하는 패턴에도 주목한다. 2년 전인 2015년엔 하루 평균 50여건의 감염건수가 보고돼 총 142,925명이 감염됐으며 104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8년엔 13만 여 명이 감염돼 424명이 사망했다.


태국 공중보건국은 올해 2017년 5월 9일을 기준으로 9,717명이 뎅기열에 걸려 1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발병 건수가 2015년 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찍 찾아오는 우기와 함께 뎅기열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방콕시 등이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뎅기열에 관련 리플릿을 나눠주고 소독을 하는 것 대신 호텔에서 ‘뎅기열과 싸우기’ 등의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고 예술품 전시, 연예인 초청 등의 캠페인을 통해 뎅기열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해 1월 뎅기열로 사망한 인기스타 뻐(트리사디 사훵, 당시 38세)의 미망인 완다를 초청해 경험담을 듣는 것도 그 중의 하나. 완다는 최근 워크숍에서 “남편이 뎅기열에 걸렸을 때 며칠이면 나을 단순한 발열 증세로 생각했었다. 뎅기열에 한번 걸리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주고 싶다”고 증언했다. 뻐는 30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선활동도 많이 한 태국 브라운관 스타였다. 2015년 11월 뎅기열 출혈열에 걸린 뒤 70여일간의 ‘공개 투병’ 끝에 사망했다. 의료진은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뻐의 오른쪽 발목과 폐를 절단하는 극단적인 수술까지 단행했지만 한달 여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아내와 두살 된 딸을 남겨두고 사망, 태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태국에서 뎅기열 환자가 처음 보고 된 것은 50년 전 방콕이 처음이었다. 뎅기열은 이후 50년 동안 40억 명이 사는 지구촌 128개국으로 확산됐다. 이중 75%는 아시아가 차지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전세계에서는 1분마다 740여 명이 뎅기열에 감염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뎅기열에 걸리면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2일에서 길게는 7일간 계속된다. 두통이 심하고 두 눈 뒷 부분에 통증이 크다. 근육통, 관절통, 구토현상도 나타난다.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도 보이는데 열이 떨어지면서 온 몸의 피부 발진이 일어나 1~5일간 계속되기도 한다. 뎅기열 환자는 열이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기도 한다. 쇠약감, 불안증세, 식은땀도 증상 중의 하나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뎅기열로 사망에 까지 이를 확률은 적지만 매우 고통스럽다. 뎅기열 앓다 온 사람을 보면 얼굴이 헬쭉해져 그 고생한 흔적이 보일 정도.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제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 뎅기열로 나타나는 증상이나 통증을 완화해 주는 수준이 치료의 전부다. 뎅기열 백신이 개발돼 태국에서도 2016년 태국 식약청이 몇몇 병원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곳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세 차례의 주사에 1만 바트(한화 약 33만 원)로 매우 비싼 데다 약효는 9세~45세의 연령층을 기준으로 65.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신이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뎅기열을 가장 손쉽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최근 태국 보건당국이 펼치고 있는 캠페인의 핵심도 이를 골자로 한다.


뎅기열 모기는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까만색 모기가 아니고 위의 사진처럼 다리와 몸통에 흰 반점을 가지고 있는 ‘점박이 모기’다. 열대 줄무늬 모기, 한 줄무늬 모기라고도 하는데 흡혈 시 사람의 몸에 뎅기열 바이러스가 주입된다. 감염경로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감염되지는 않고, 감염된 자의 피를 빤 모기가 다른 사람을 흡혈할 때 발생한다.


우기에 뎅기열이 우려되는 것은 모기는 주로 물에서 유충의 형태로 서식하기 때문. 주변의 물을 치워 유충이 성체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만 하면 모기의 개체수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집 주변 하수구 등에 대한 청결을 유지하고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문단속을 잘해 모기의 침입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 하수구에는 물통 같은 것을 올려 놓는 것도 권장된다. 또 뎅기열 모기는 일몰 전후 2시간 전에 주로 활동하므로 이 무렵 외출할 때는 긴 옷을 입는 것이 좋고 여행자라면 모기 퇴치용 크림 등을 상비하면 안심이 될 만 하다. 숙소는 가급적 청결한 곳을 구하는 게 좋다. 식당이나 야외활동 시 모기를 발견했다 싶으면 체면 차리느라 침묵할 게 아니라 재빨리 모기향이나 모기 약을 달라고 하던지, 모기를 쫓는 키 낮은 선풍기를 틀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태국어로 ‘모기 약 주세요’는 ‘야깐융 너이 크랍(카)’이다. 


아열대 기후인 태국 등 동남아에서 모기는 피할 수 없는 존재다.  모기가 서식할 환경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사실 언제 물렸는지도 알 수 없고 아무리 주의해도 모기에 물릴 수 있다. 그러나 설사 모기에 물렸다고 ‘치료제도 없는 뎅기열에 감염될 것 같다’고 패닉에 빠질 것은 아니다. 다만 몸에 열이 난다던지 하는 이상 증후가 감지됐을 때 그 증상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회복된다는 믿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모기는 기껏해야 2~3mg으로 인간 체중의 2천만~3천만 분의 1도 안 되는 ‘같잖은’ 미물(微物)에 불과할지니-

 

사진출처/방콕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