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상화폐 (암호화폐)의 열풍과 폭락이 화두인 가운데 태국에서도 이에 대한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더 네이션 등 태국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태국 상장기업 중의 하나인 제이마트(Jaymart)의 자회사인 제이벤처(J-Venture)가 1억개의 JFIN 디지털토큰을 발행해 오는 3월 1일부터 31일까지 판매, 6억6천바트(한화 약 231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렌딩 플래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벤처는 태국에서 첫 ICO(가상화폐공개) 기업이며 ICO는 중국정부에선 2017년 9월 4일, 한국은 가상화폐 과열과 함께 지난해 12월 29일을 기점으로 전면 금지시켰다.
이와 관련 태국 관계자들은 가상화폐를 이용한 ICO의 경우엔 IPO(주식 및 기업경영내용 공개)에 따른 엄격한 규칙과 룰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태국 카시콘 연구센터의 칼 켕촌 사장은 암호화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태국에선 보통 비트코인만을 알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펀딩에 혁신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자산가치가 있느냐에 대해선 세계적으로 이론이 있다고 전했다. 태국에선 아직 ICO가 불법은 아니지만 현재 어떤 법적장치나 제도가 없음을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가상화폐는 비트 코인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가격 안전성이 없으며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확실한 가치가 없다는 개인의견을 밝혔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은 저비용으로 금전 이체 및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는 익명성에 자금세탁 및 불법적인 자금흐름에 사용될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내놓았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에서 우려되는 블록체인의 긍정적인 면과 가상화폐의 부정적인 면이 태국에서도 오롯이 떠오르며 논란을 낳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가상화폐의 광풍과 함께 김치프리미엄으로 일컫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 최근 태국 및 홍콩에서 가상화폐를 매입, 한국 거래소에 판매함으로써 차액을 챙길 수 있다는 의견이 부쩍 대두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는 이를 위해 해외원정을 떠나는 한국사람도 있다고 보도됐다.
지난해 말 한국의 가상화폐가 타국에 비해 비싸게 거래된 것은 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의 공통된 현상. 그러나 새해 들어 한국정부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지 방침 등을 포함한 각종 규제정책이 암시되고, 중국에서 암호화폐 전면 금지정책을 밝힘으로써 한국은 물론 태국 가상화폐도 폭락행진 중이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처음으로 실시된 1월 30일 한국에서 비트코인 평균 거래가는 1,246만9,000원. 태국은 35만7,001 바트로 이를 바트화 매입환율로 환산하면, 1,277만7,066원으로 태국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한국에 팔면 오히려 30만8,066원 손해다.
이더리움도 한국에선 132만1,700원, 태국에선 135만1,251원으로 태국이 한국보다 2만9,551원이 비싸다. 여기에 많게는 0.15%인 거래소 수수료를 보태면 태국에서 사서 한국에 팔았을 때 실익은 커녕 손해만 날 뿐이다.
태국에서 인기있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연초 5만2천바트 대로 한화 기준 180만원까지 치솟았고, 한국에선 200만원 넘게 거래돼 시세차익이 있었으나 중국과 한국의 규제 영향으로 양국에서 모두 폭락했다. 태국보단 한국에서의 폭락 폭이 큰데다 설상가상 바트화의 강세로 연말 연초 시세차익을 노리고 태국에서 구입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큰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태국에서도 가상화폐의 가격은 연초에 비해 전체적으로 20~30% 하락했다.
앞으로의 시세 전망에 대해선 가상화폐가 90% 이상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인터넷의 등장에 버금가는 디지털혁명의 기반기술로 공급이 제한 돼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등락폭이 워낙 커 하루 종일 시세변동만 살피는 `가상화폐 좀비’가 등장하고, 노동의 대가를 가볍게 여기는 풍조 등은 미래 편의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