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피해액 6천468억원…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최근 전세계약이 만료된 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이 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들에게 대위변제한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와 SGI서울보증이 제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실적 및 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20년 말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위변제한 금액은 7895억 원, SGI서울보증이 대위변제한 금액은 5300억 원으로 두 기관의 대위변제액이 1조 31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피해건수는 2018년 919건에서 2019년 2872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작년 3251건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또한,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피해액도 2018년 1865억 원에서 2019년 6051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작년에 역시 646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 “작년 HUG와 SGI서울보증이 운영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고,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역시 매년 증가 추세”라면서 “국토교통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 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이 대위변제한 금액은 2조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등록 임대사업자가 소유한 등록 임대주택의 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은 신규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만 작년 8월 18일부터 의무화되었고,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의 경우 올해 8월 18일부터 신규 또는 갱신 계약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해서만 적용했다.
따라서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적 전월세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등록 임대주택에서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올해 8월 18일 이후 계약 갱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사각지대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가 낸 보증금 반환사고를 내 HUG나 SGI서울보증이 압류한 집에서 사는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은행으로부터 보증금 대출 상환 압력을 받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 “정부가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보증금 보험가입 의무화 조치뿐만 아니라 기존 등록 임대주택 세입자 중 보증금 보험 미가입자, 압류주택 세입자, 사적 전월세주택 세입자 등 세입자 유형에 따라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고의적 또는 상습적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등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오풍균 기자 mykore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