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의 "태국 이야기"(37) 코로나19, 세찬 소나기 빨리 지나가길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중국을 거쳐 이제는 한국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는 것이다. 2월 26일 현재 한국의 확진자 수는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1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류와 BTS 등으로 자부심이 가득했건만 한국인에 대한 느닷없는 입국 제한을 하는 나라까지 생기며 ‘코리아 포비아’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감염원 조기 차단에 대한 ‘실기(失機)’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각 분야의 피해는 계측 불가다. 항공, 관광, 대중문화 등은 초토화됐고, 각 분야에 미치는 악영향은 전방위 적이다. 관광업 등 서비스업 종사가 많은 태국 내 한국인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태국의 반응과 우려도 한국과는 크게 다르는 않다. 하지만 지역 감염으로 걷잡을 수 없는 한국보다는 조금은 덜 숨가쁘고 정상 복귀의 노력도 빠르다.

 

태국인들의 긴장감이 누그러진 탓인지 방콕시내에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점점 느는 추세다. 한국은 이미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며 교회, 마트, 공연장이 속속 폐쇄되고 졸업식 입학식 등도 취소되고 있지만 태국은 그런 시설은 없다.

 

태국에선 최근 여러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두나라의 확진자 수가 엇비슷하던 지난 2월 중순 한국에선 신규 모바일 론칭 행사가 취소됐지만 태국에선 같은 제품의 론칭이 방콕 시내에서 예정대로 열렸다.

 

그 대신 행사장 입구에는 세정제, 체온계 등이 비치되어 출입을 걸렀다.

 

2월 14일부터는 한국관광공사 태국지사가 태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장려하고 홍보하는 ‘러브코리아’ 2020을 방콕 시내 중심부인 센트럴월드에서 개최했다. 고민 끝에 행사를 개최했다고 해서 가 봤더니 사람들이 많았고 인근 커피숍에도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백화점 매장 직원들은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지는 않은 것 같다. 조금 적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국면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며 태국 내 긴장감이 무뎌 지거나 과대 우려에 대한 자각 때문이었을까? 메인 입구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입장하고 있었다.

 

일주일 사이 확진자 수가 수십 배 증가한 한국인지라 현시점에서 태국과는 비교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지만, 그 이전의 상황을 봐도 코로나19의 형국에 대한 한국 태국인의 시각차는 뚜렷하게 있는 듯하다.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에 대한 경계와 대비에 지나침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태국이나 다른 나라도 한국처럼 어느 날 이후 확진자 급증이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다.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심리적 공포와 불안감이 초래하는 사회적, 경제적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 진정 국면이 오면 관-공기관의 행사부터 대비를 잘 갖춰 의연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이 이동하지 않고 돈이 돌지 않으면 모든 것이 멈춰 선다. 그것은 ‘글로벌 지구촌’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현대 인류의 재앙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세찬 소나기 그저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 섣불리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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